사회적기업 제품ㆍ서비스 해당,
36개社 활동하며고용창출 기여, 지자체 지원 통해 저변확대 모색
2012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중원기업은 경기 성남시의 청소대행 업무를 전담하고, 이로 인해 생긴 수익의 70%를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. 중원기업 직원들이 지난 4월 성남시 상대원동 일대를 돌며 봄맞이 청소를 하고 있다. 중원기업 제공
“회사가 시민들 덕에 운영되니 이익금의 70%는 사회에 환원해야죠.”
경기 성남시의 청소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사회적기업 ‘중원기업’의 김대현(57) 대표이사는 과거 아찔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사회적기업의 존재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.
성남시에서 환경미화 등 기능직 업무를 맡아보는 공무원이었던 지금 중원기업 직원들은 1995년 정부가 생활쓰레기 수집ㆍ운반 업무를 민영화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. 일자리를 잃은 41명의 기능직 공무원들은 불행 중 다행으로 청소대행업체 우선설립 권한을 받아 중원기업을 설립했고 2012년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. 김 대표는 4일 “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그들의 노동력으로 기업의 수익도 올리고 있다”며 “시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만큼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당연한 일”이라고 강조했다.
성남시에는 중원기업 외에도 두레(폐기물처리ㆍ현수막 재활용), 샛별재활원(재생토너사업ㆍ봉투제조ㆍ사무용품 등), 행복 도시락 성남점(도시락 제조 판매) 등 36개의 사회적기업이 활동 중이다. 소속 종사자만 1,060명.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한 몫 했다.
그 배경에는 성남시청과 시민단체 사회적기업활성화전국네트워크(사회적기업네트워크) 등 각계각층의 도움이 있었다. 성남시청은 2010년부터 공공부문 행정서비스 분야에 사회적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. 그 결과 2009년 2개에 불과했던 지역 사회적기업이 해마다 증가해 올해엔 36개로 늘었다.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대기 중인 예비 사회적기업, 마을기업, 협동조합 등도 186개에 달한다. 최현철 성남시청 일자리창출과장은 “시민들의 건강한 삶이 보장돼야 건전한 시 행정도 가능하다”며 “시청 총 구매액 중 사회적기업 제품과 서비스 구매 비율은 2013년 45%, 2014년 77%, 2015년 83%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
사회적기업네트워크 역시 사회적기업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. 사회적경제활성화 경기네트워크는 지난해 도내 32개 시ㆍ군청의 사회적기업 제품 우선구매 실태조사를 벌였다. 이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회적경제활성화 심포지엄을 열고 구매율이 가장 높은 성남시에 우수기관 인증패를 수여하기도 했다. 허정호 경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“이달 중 사회적기업, 협동조합, 마을조합 대표들이 모여 향후 사회적경제의 방향성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기업 지원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사회적기업네트워크는 경기네트워크의 모범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 대구ㆍ부산ㆍ울산ㆍ강원ㆍ전북 등 전국 지자체의 사회적기업 제품 우선구매 실태를 조사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.
박주희 기자 jxp938@hankookilbo.com